멘탈이 갑인 선수가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뉴스통신=칼럼] 강현희 = 2004년 여름  동유럽 우크라이나 옆 몰도바라는 작은 나라를 여행한 적이 있다. 여행 목적은 지역민들에게 태권도를 알려주고 승급 심사를 주관하기 위해 방문했었다. 

필자는 한발 더 나아가 지역 아이들을 위해 한달 간 축구교실까지 열어주었다. 이를 위해 축구공부터 모든 장비까지 준비해서 가져가고, 선물로 유니폼까지 준비해서 갔었다. 

태권도 교실과 축구교실을 동시에 진행하던 어느날, 동네 깽(깡패나 건달)들이 찾아와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태권도 교실은 방해하지 않고 축구교실만 방해하는 것이었다. 아마 태권도는 한국인들이 무술과 싸움을 잘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일이다. 하지만 축구는 달랐다.

누가봐도 상식적으로 유럽인들이 잘한다. 특히 동구권의 옛 유고연방 사람들이나 러시아인들도 축구를 정말 잘했고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런 우월주의를 가진 유럽인들이 한국인 코치가 와서 동네 꼬마들 모아놓고 휘슬 불어대며 가르치는 모습이 아마 꼴보기! 싫었을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돌을 던지며 'go out! 나가라'고 협박하는 동네 깽들이 처음에는 너무 무서웠다. 

이제 '축구교실은 끝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끝내려고 하는 찰라였다. 동네 깽중에 한 명이 리프팅 시합을 제안했다. 자신을 이기면 수업을 방해하지 않을 뿐더러 ‘나도 참가해 너에게 축구를 배우겠노라’며 약속을 했고, 자신이 이기면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라는...뭐 내기 비슷한거였다.

축구게임이면 피지컬에서 약하니 피했을 것이다. 그러나  몸싸움 없는 리프팅 대결은 자신이 있었다. 선공은 “me! me!” 라고 외쳐대는 그 깽이 먼저 시작했다.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오래차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었다. 몇 가지 기술을 통한 배틀이 아닌 단순하게 오래차기를 하자고 하니 더 반가운 대결이었다. 그 깽은 생각보다 리듬감있게 잘하는 친구였다. 축구하시는 분들은 알다시피 리프팅은 리듬을 한번 가져오면 잘 떨어뜨리지 않고 계속 할 수가 있다. 그 친구는 65개까지는 안정적으로 잘 하더니 리듬이 무너져 72개까지 차고 땅에 볼이 떨어져버렸다.

이제 내 차례. 73개만 차면 이기는 게임. ‘73개만 차면 모든 어려움이 극복되고 하고자 하는 축구교실하며 경험도 쌓고 재밌는 유럽투어가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리프팅 대결은 심리게임이었다. 너무 떨렸고, 내 편은 없었다. 야유속에 볼을 띄어 리듬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리듬을 잡았고 65개까지는 편안하게 제자리에서 찰 수 있었다. 심리적으로 66개가 되니 더 떨렸다. 잘 극복했고 73개 이상을 찰 수 있었다. 74개 부터는 내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저글링과 프리스타일로 상대방을 조롱? 했다.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대결에서 이겼고 그 친구는 나의 제자가 되었다. 그때 그 무리들은 모두 내 제자가 되어 축구를 배웠다. 그 중 한명은 프로 축구선수가 되었고, 또 다른 친구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유학중이다. 심지어 필자가 운영하는 클럽에서 원어민 축구교실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비자를 받는데 실패했다. 유소년 클럽에 원어민 코치로 취업하는것이 불가능한 것을 처음알았다. 

 -여기서 참고사항! 이 친구를 한국에 정식비자로 취업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건 뭔든 해 보았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외국인 코치라고 어디서 광고하면 모두 불법 체류자이거나, 대학생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들의 라이센스를 어디서!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부모들 모두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오늘날 많은 한국선수들이 유럽축구를 도전한다.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그 우월주의 속에서 전투같은 삶을 살아가는지 그들의 축구문화를 이해하면 더 안타까워진다. 특히, 유럽인들의 축구 우월주의는 인종차별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에 김보경 사건만 보아도 동양인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한편 한국에서도 스포츠 우월주의는 존재한다. 초,중,고,대학,프로까지. 전통의 강호들 앞에서면 긴장하고, 강호들은 상대를 은근히 깔보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 물론 그들이 명문이라는 타이틀로 불리기 까지의 전통과 시간을 생각하면 존중해줘야 할 부분도 있다. 막 신생팀이 전통과 역사를 가진 팀처럼 하루 아침에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뭐 신흥강호' 정도는 불릴수 있다.   

최근 성남과 서울의 FA컵 결승에서도 비슷한 스토리를 볼 수 있었다. 성남이 전통의 명문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결국 시민구단이다. 기업구단이 시민구단을 한 수 아래로 생각하는 K리그의 화제거리로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지만, 시장이 큰 유럽축구에서는 이런일들로 서포터간 충돌과 폭력으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결국, 존재하는 스포츠 우월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인정받아야 한다. 스스로 우월주의에서 갑이 되기 위한 정신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존중과 인정 그리고 심리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것. 그야말로 멘탈갑이 되는 선수가 우월한 선수가 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유소년 축구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클럽팀이나, 전통의 강호라 불리는 여러 학원팀들 모두 우월해지거나, 강호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우월한 팀이 되기위한 과정이나, 선수의 미래, 팀의 철학은 찾아보기 힘들다. 학원은 클럽을 비판하고, 클럽은 전학을 해야하는 최대단점을 부모들에게 어필하며 서로 할퀴고-으르렁 대는 것이 현재 유소년 축구계의 현실인것이다.

우월성을 확보하기 위해 클럽이나 학원이나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의 멘탈들은 우월한지? 한번쯤 되돌아 보고, 축구판에서 그렇게 강조하는 리스펙트가 과연 존재하는지!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따라올때 우월한 축구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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