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선수들에게 올바른 루틴교육이 필요하다

[오투타임뉴스=칼럼] 강현희 = 얼마 전 축구 프리킥 훈련 중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유소년 선수가 볼과 일직선으로 선 후 다리를 어깨넓이 보다 더 벌려 스탠스를 잡고, 근엄한 표정으로 볼을 유심히 쳐다보더니, 심호흡과 함께 공에 접근 임팩트!!

 

(사진출처=네이버 카페 포투비=호날두의 프리킥 전 루틴행동)
(사진출처=네이버 카페 포투비=호날두의 프리킥 전 루틴행동)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일 것이다. 이 장면은 바로 레알마드리드의 슈퍼스타 호날두가 프리킥을 차기전, 즉 운동 수행전 반드시 거치는 본인만의 행동이다.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루틴이라고 한다.
 루틴이라고 하는 것은, 선수들이 최상의 운동수행 결과를 이루는데 필요한 이상적인 상태를 갖추기 위해 자신만의 고유한 동작 또는 절차를 말한다(장덕선 등, 2004). 선수들이 보여주는 루틴의 예는 쉽게 찾아볼수 있다. 이치로가 타석에서 하는 행동들(앉았다 일어서기), 박한이는 헬멧에 얼굴을 묻고 주문을 걸고, 박병호는 배트를 쓰다듬으며 주문을 걸기도 한다. 이 외에도 선수들 루틴의 예를 찾아보면 재밌는부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대학강의중 루틴이야기가 나온적이 있다. 학생들이 질문하는데 ‘김연아 선수는 경기 전 항상 코를 풀던데 이것도 루틴입니까?’ 항상 버릇처럼 꼭 코를 푼다면 루틴이 맞을수도 있겠지만, 추운빙상장에서 웜업하고 경기전에 코푸는 것은 좋은 호흡을 위해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동이지 루틴은 아닐 것이다.
 
루틴은 육상선수나 양궁선수, 사격선수, 골프선수 등의 심리적 강화훈련에 많이 쓰이는 것이 많았지만, 요즘은 구기종목 선수들에게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작년에는 안양F.C 구단에서 전문가를 초빙하여 선수들의 루틴만들기에 힘쓰고 있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한국구단들도 자체적으로 스포츠심리학자를 고용하여 선수들의 심리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스포츠에서 심리적인 부분은 성적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유명한 구단에서는 자체적으로 스포츠심리학 박사가 선수들과 함께하며 선수들의 멘탈컨디션 관리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사진설명=스포츠심리학자에게 루틴교육받는 안양f.c 선수단-안양 F.C 제공)
(사진설명=스포츠심리학자에게 루틴교육받는 안양f.c 선수단-안양 F.C 제공)

이 루틴이 항상 위에서 언급한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얼마전 부산 골키퍼 이범영 선수는 광주와의 경기에서 수비수의 페널티킥을 허용후, 선수들이 주심과 실랑이를 할 때 아무도 모르게 페널티킥 마커부분 잔디를 훼손시켜 놓았다. 결국 키커의 발을 떠난 볼은 야구의 홈런처럼 하늘 높이 날아가고 만 것이다. 이것을 놓고 본인은 자신만의 루틴이었다고 해명했다.

놀란 것은 유소년들이 루틴을 따라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훈련중에 어떤 아이가 인조잔디의 떨어진 찌꺼기를 모아 페널티마크에 내려놓으며 지뢰설치를 했다고 좋아하는 것을 보았다.좋은 것을 모방하면 좋겠지만 이범영의 행동을 따라하는 유소년들을 보며 루틴의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깨달은 것은, 지금까지 유소년들을 훈련시키며 루틴학습 같은 ‘집중력향상을 위한 멘탈 트레이닝’을 전문적으로 실시해 본적이 없었다라는 것이다. 물론  일주일에 한번 축구하는 것이 좋은 취미반 어린이들이나, 많은 움직임으로 운동의 기쁨을 얻는 유 청소년의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지도자들의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하겠고, 이끌어 가는 과정과, 검사와 평가 분석에도 전문성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유소년들은 모방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고 스포츠를 배운다. 필자가 어릴 때 조던의 덩크슛이나 레이업 슛을 모방하고 자랐고, 이러한 모방을 통해 스포츠를 더 가깝게 즐기고 배웠던 것 같다.
 
아이들이 부정적 루틴을 따라하면 루틴에 대해 설명해주고, 긍정적 루틴에 대한 교육을 통해 심리강화가 이루어 줘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무수히 생겨나는 유소년 클럽들이 학원 축구화와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헤게모니가 클럽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집중력향상을 위한 멘탈 트레이닝 같은 교육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가?  이러한 프로그램 실시가 바로 학원 축구와의 차별화된 클럽만의 운영방식 한 부분이 아닐까? 한번 생각해 볼 가치가 있을것이다. 
 
아직까지도 학원축구는 코디네이션 조차 외면되는 학교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인지적인 부분과 정의적인 부분에서 어떠한 교육이 이뤄지는가?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학교 교육이나 일반 다른 학원에서는 배울 수 없는‘집중력향상을 위한 멘탈 트레이닝 *루틴학습*’ 같은 부분은 축구클럽만이 가질 수 있는 교육적 영역이라 할 수 있을 것이고 많은 클럽들이 이런부분에서 학원축구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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