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한국인터넷기자클럽]충청제일뉴스 이성근 기자= 충주는 예향과 충절의 도시이다. 그래서 매년 예술관련 행사도 많다. 충주의 대표적인 문화축제인 우륵문화제는 올해로 45회 행사를 치렀다. 그만큼 중원문화의 중심으로서 역사가 깊은 고장이다.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충주 수안보에서 흥, 희망, 힐링이 함께하는 2015 전국 동호인 사물놀이 경연대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와 충청북도가 후원하고 국악단 소래개 충북지부인 사물놀이 몰개가 주관했다. ‘사물놀이 몰개’는 충주의 대표적인 국악단이다.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사물놀이를 취미로 하는 동호인들이 모여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들을 겨루는 대회로 올해로 2회째 몰개가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를 주최한 대회장으로 또 사물놀이 몰개를 이끌며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공연활동을 하고 있는 국악인 이영광 대표를 경연대회장에서 만나 직격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이 대표는 진지했고 국악에 대한 넘치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아래는 일문일답 정리)

▶먼저 바쁘신 가운데도 충청제일뉴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물놀이 ‘몰개’의 창단 배경과 최근 공연활동 근황을 알려주세요?

(사)국악단 소리개 충북지부 사물놀이 몰개는 1987년 창단 된 놀이패 웃다리를 전신으로 출발한 단체입니다. 그 당시 전통 예술에 대한 인식과 저변이 적은 시대적 배경에서 전통 예술의 발전과 우리 음악의 세계화를 위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초장기에는 종합문화예술 단체로 출발해 현재 끊임없는 도전의식으로 전문적인 연주 단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연은 2015년 충청북도 지정 예술단으로 선정되어 충북 11개 시.군 순회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또 열차로 44,000km의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며 각 국 도시에서 공연하는 외교부 주최 유라시아 친선특급 사업에서의 연주와 KBS국악한마당 출연, 베트남에서 K-Sound 공연 등 국내 1,200여회와 국외 200여회 공연을 했습니다.

▶사물놀이 ‘몰개’가 충주시 문화회관 상주예술단체와 충북도지정예술단으로 지정 받게 된 동기와 활동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충주시문화회관 상주예술단체 활동은 지역 공연장 활성화와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진행
되는 사업입니다. 저희 사물놀이 몰개는 충주지역의 전문 연주단체로 지역의 전통 절기 행사 복원과 창조적 계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획 행사로 정월대보름과 단오음악회 그리고, 창단 후 매년 정기공연의 성과를 충주시가 좋게 본 것 같습니다. 덧붙여 전통 국악 공연 및 창작음악 공연활동을 통한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 때문에 상주단체로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주단체로 공연은 창작공연 4회와 교류공연 2회 (청주,울산)의 활동을 하였으며, 특히 2014년 상주단체로 활동했을 당시 울산에서 개최된 전국 상주단체 페스티벌에 충북 대표로 참가하여 최고의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충청북도 지정예술단은 충북의 대표적인 2개의 예술 단체를 선정하여 충북 11개 시군에서 공연하는 사업입니다. 그동안 전통 음악 공연과 더불어 창작음악 작품의 국내외 공연 활동의 성과를 인정받아 선정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올해는 창작 작품 “길”과 타악 작품 “타연”으로 충북 11개 시군을 순회공연 하고 있습니다.
▶사물놀이 ‘몰개’의 해외 활동과 수상내용을 말씀해 주세요.

해외 활동은 모로코 세계음악축제(개막식,단독공연), 중남미 4개국(아르헨티나.칠레,파라과이,우루과이) 순회공연, 중동 및 아프리카(리비아.쿠웨이트,몰타.아랍에미리트) 순회공연 등 200여회 해외연주를 다녀왔습니다. 수상 내용은 2002년 제20회 전국국악경연대회 문화관광부장관상 수상과 2008년 한국대중음악상 크로스 오버 부분 최우수 연주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동안의 ‘몰개’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2008년 모로코 그나누아 세계 월드음악 축제에서의 개막 공연 및 단독 공연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천 여 명의 관객이 우리 음악을 들으며 즐기는 모습은 연주를 업으로 삼으며 국내 및 세계 여러 각 국에서 연주를 하였던 저에게도 큰 감동과 기쁨을 주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대사관과 모로코 정부 간의 교류가 1년여 동안 소원 하던 때에 저희들의 공연에 깊은 감명을 받은 모로코 문화부장관이 바로 다음 날 모로코 한국 대사를 오찬에 초대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다시 한 번 더 문화예술 외교 사절단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던 공연이었습니다.
▶매 년 시민을 위한 상설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교육 내용과 기획의도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사실 연주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분들은 관객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관객은 한 번의 공연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음악을 체험하고 그 즐거움을 느끼시는 분들이라 생각 됩니다. 그래서 창단 이후 끊임없이 무대가 아닌 상설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충주 시민과 만나고 있으며 또 한 가지는 아직도 문화예술에 소외되어있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겁니다. 그래서 초등학생, 청소년, 장애인, 농촌 등 다양한 계층에게, 작으나마 제가 가진 것들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상설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 내용은 대상자의 특성에 맞게 우리 전통 타악 음악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충주시민들에게 작은 위로와 행복이 된다면 하는 바램입니다.
▶몰개와 (사)국악단 소리개가 합동 공연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악단 소리개’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사단법인 국악단 소리개는 2013년 설립된 법인 단체입니다. 소리개는 사물놀이 몰개의 음악적 활동 영역이 확대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 다양한 예술인들과 함께하는 단체의 필요성을 느껴 사물놀이 몰개의 대표인 저와, 김소희·신영희 선생의 계보를 잇는 만정제 판소리 명창 서명희 선생이 설립한 단체입니다. 여기에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후 뉴욕에서 활동한 드러머 류정용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국악단 『소리개』는 전통 음악을 바탕으로 전통음악 뿐 아니라 다양한 서양음악 연주자들과의 창작 작품을 통하여 우리 음악의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6년 ‘몰개’의 공연계획을 말씀해 주시고 새롭게 시도하는 공연계획이 있다면 소개 부탁합니다.

충북도지정예술단체 마지막 해인 2016년에도 충북11개 시.군 공연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내년에는 기존의 창작 작품 “길”의 공연 범주를 넓히는 일과, 충주 지역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연계하는 새로운 작품을 시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래왔듯이 느린 걸음 이지만 시나브로 전통음악과 창작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연주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이 대표님이 충주에서 활동하는 각 장르의 예술인의 친목과 발전을 위해 ‘충주예술인 모임’을 준비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이 예술인 모임 성격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고장 충주는 중원 문화를 꽃피운 유서 깊은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옛 향수만을 그리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는 지역의 한계를 뛰어 넘는 새로운 페러다임을 가져야 할 시기입니다. 세계 유수의 축제나 문화예술의 르네상스는 작은 첫 걸음과 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되어 졌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충주 지역 예술인들은 개인을 비롯한 각 단체의 한계에 갇혀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진솔한 소통의 장이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 문화 예술의 중요성이 새롭게 강조 되고 있는 현 상황에 지역 예술인들이 소속과 각자의 예술의 지향점을 넘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모임이 필요하다 생각되어 집니다.

충주예술인 모임은 충주지역에 새로운 문화예술 단체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크게는 충주시민으로서 작게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 개인의 자격으로, 본인들이 몸담고 있는 단체의 틀과 개인적인 예술의 지향점을 잠시 내려놓고, 지역 문화예술 현안과 발전을 위한 소통의 장이 있었으면 바람으로 제안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모임의 취지에 공감하고 흔쾌히 함께 하시고자 하시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 분들과 연말 문화예술 행사를 통하여 서로간의 화합과 본 모임의 기틀을 다지고자 합니다. 또 충주예술인 모임을 통한 ‘함께’ 창조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통하여 충주 시민에게 우리지역 예술인들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 문화 예술 발전에 기여 하고자 하는 많은 예술인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나리오 작가인 토니 쿠시너(Tony Kushner)는 문화 예술의 힘에 대해 ‘예술은 사람을 변화 시키고, 그 사람은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이웃을, 자신의 지역을, 사회를, 그리고 세상을 변화 시킨다고’고 하였습니다. 지역에 나누어져 있는 이러한 문화예술의 힘이 모여 더 큰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입니다.
▶우리나라의 국악을 세계인들에게 많이 알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선은 국악인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와 노력의 산물인 작품도 그것을 담을 그릇이 없다면 무용지물일 겁니다. 개별 예술 단체나 개인이 세계인들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정책적인 뒷받침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예술적 수준은 제외 하더라도 일본은 자국의 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정부, 지방 가릴 것 없이 엄청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통한 긍정적 국가적 이미지 통해 세계에 그들의 상품들을 각인 시키고 있습니다.

제 아무리 좋은 종마도 마음껏 뛸 너른 들이 없다면 목마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충주 시민을 비롯한 대한민국 국민의 전통 예술에 대한 많은 관심과 사랑이 그것의 초석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국악은 “어렵다. 지루하다 혹은 고루 할 것이다“라는 선입견부터 버려야 합니다. (사실은 이러한 것도 일제시대의 상처이긴 합니다만) 5천년 이상을 우리 슬기로운 조상들이 만들어온 귀한 유산입니다.

우리나라의 음악을 국악이라 하고 서양음악을 음악이라 칭하는 교과목 이름부터 바뀌어져야 하겠지요. 우리는 그렇게 우리음악과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우리음악은 우리들의 일상에 함께 있어야 합니다. 특별한 날의 음악회가 아닌 일상의 음악으로 존재해야 합니다. 김치 먹듯 하루에 세끼 밥을 먹 듯 그렇게 자연스럽게 되어야지요. 우리소리 한가락 쯤, 우리 장단 한 두 개쯤은 치고 놀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려운 여건이지만 귀한 마음으로 좀 더 아껴 주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사물놀이 ‘몰개’ 이영광 대표 약력-

◾사단법인국악단소리개 충북지부 사물놀이 몰개 대표
◾세한대학교 전통연희학과 겸임교수
◾사물놀이 원년멤버 이광수 선생 사사
◾설장구명인 전수덕 선생 사사
◾제5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연주상 수상 ‘예산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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