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인터넷기자클럽] 한국뉴스통신 강현희 기자 = 지난 7일 루마니아 축구리그에서 디나모 부쿠레슈티의 미드필더 패트릭 에켕(카메룬)이 경기 중 사망(심장마비 추정)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축구경기에서는 흔히 알려진 신영록 선수, 무암바(볼턴) 선수처럼 호흡곤란에 심장마비 등으로 은퇴하거나 에켕 선수처럼 사망까지 이르는 큰 사고들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응급상황시 의무팀이 들어오기전 동료들이 혀를 잡아 기도를 확보해주는 상황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첼시의 존 테리가 쓰러진 상황에서 동료인 세브첸코 선수의 응급처치와, 기절한 몰리나의 혀를 잡아준 김진규(서울) 가 보여준 처치는 그라운드 위에서 의료진이 투입되기 전까지 동료나 심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예라 볼 수 있다.

최근 5월 6일 강릉강남축구공원에서는 관동대와 중원대의 2016 U-리그 경기(관동대 2대0승)가 열렸다. 이날 경기에서도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후반 16분경 관동대의 골키퍼 강모근 선수가  공중볼 경합과정에서 상대선수와 충돌이 있었고 호흡곤란을 일으킨 것이다. 이때 주심과 동료선수들의 신속한 조치로 병원까지 안전하게 후송을 할 수 있었다.
 
(사진출처-축구선수 학부모 연합회 카페 = 응급처치 중인 황선익 심판과 동료선수들)
(사진출처-축구선수 학부모 연합회 카페 = 응급처치 중인 황선익 심판과 동료선수들)
그라운드 위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때 신속한 조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위 경기의 주심으로 배정되었던 황선익 심판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강현희 기자(이하 강) 먼저, 이날 경기에서 일어난 충돌과정과 조치에 대해 알려주세요.
 
-황선익 심판(이하 황) 후반, 16분 경으로 기억하는데 관동대 골키퍼와 중원대 선수의 공중볼 경합과정에서 골키퍼가 충돌에 의해 중심을 잃고 머리로 착지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근처에서 정확하게 보았기 때문에 부상을 의심하고 선수를 향해 달려갔어요. 선수가 호흡을 못하고 혀가 말려들어간 상황이었죠. 저를 비롯한 동료선수들이 선수의 기도확보를 위해 혀를 잡아주고 있는데 제1부심이 달려와 선심기를 이빨에 고정시키는 작업까지 하고 의료진이 도착했습니다.
 
*강 : 부심기가 이렇게도 사용되는지 몰랐습니다. 평소에도 이런 교육을 받나요?
 
-황 : 정신을 잃은 선수는 무의식중에 도와주는 사람의 손을 물기도 합니다. 따라서 현장에서 기도를 잡아주는데 효과적인 도구는 부심기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상황판단을 빨리한 제1 부심이 빨리 와주었어요. 그리고, 심판교육에 기본적인 응급처치도 다 배우기 때문에 이런상황에 맞는 조치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강 : 심판 경력이 어떻게 되시죠? 그리고, 다른 경기에도 이런 경우를 맞이한 적이 있나요?
 
-황 : 10년 정도 유소년리그와 주말리그, U-리그 등에서 심판경력을 쌓고 있는데 이런 위급한 상황은 처음이었어요. 아무래도 U-리그는 아마추어지만 성인들이고, 프로만큼 치열한 경기이다 보니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감지하고 경기장에 들어갑니다. 의무팀이 들어오는 시간도 몇초이지만, 그 몇초안에 혀가 말려들어가면 기도확보가 쉽지않다고 배웠습니다. 이럴때는 주변의 선수나 주심의 신속한 조치가 정말 중요한것이죠.
 
*강 : 그렇군요. 이번에는 주제를 돌려보겠습니다. 심판으로 활동하며 힘든점이 있다면?
 
-황 : 주말리그나 U-리그 같은 경우 치열하지만, 배우는 학생들이다 보니 심판의 인격을 무시하거나 욕하는 등 이런 경우는 드물고, 협회에서 추구하는 존중의 가치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어른들 생활체육 개념의 조기축구 대회에 배정 받으면 힘든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멱살을 잡히기도 하고 욕 들어 먹는 것은 기본이죠. 조기축구 경기 영역에도 존중 캠페인이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축구규칙을 상식적으로 다 알고 있다고 생각들 하시고 따지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 들여다 보면 규칙에 대한 인지를 못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거기에서 오는 오해로 인해 심판들이 힘들어 하는 거 같습니다.
 
*강 : 마지막으로, 심판으로서 철학과 계획이 있으시다면?
 
-황 : 정확한 판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특히 아마추어 경기를 많이 보는데, 판정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에게는 한 경기 그 자체가 교육입니다. 올바른 경기가 진행되도록 선수들과 소통하는 심판이 되고 싶습니다. 더 열심히 활동해 프로심판까지 도전해 볼 계획입니다.
 
*강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편, 후송된 강모근 선수는 뇌진탕 증세를 보였으며,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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