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통신 = 칼럼] 학생기자단 박상욱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3월 29일 화요일 아랍에미레이트와 경기를 끝으로 최종예선을 마무리 했다. 조 2위와 3포트를 확정지었고, 무엇보다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국민들에게 큰 기대감을 던져주었다. 그리고 본선 조편성 결과 '포르투갈'-'우루과이'-'가나' 와 한 그룹에 속하며, '한번 해볼 만하다' 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종예선의 여정동안 초반에 어려움을 잘 극복했고, 약간은 아쉽지만 그래도 '참 잘했다' 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결과였다.

주목할 점이 있다면 아시아의 강호이자 숙적이었던 이란을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항상 경기마다 고전했지만 이번 예선에서는 이란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고, 피파 랭킹은 29위로 상승했으며, 월드컵 그룹 스테이지 포트3에 배정받을 정도로 강해졌다는데 의미가 있다.

최근 대표팀의 선전에 국민들은 본선에서 돌풍을 매우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말 오랜만에 우리 대표팀은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애칭 답게 최종예선을 호령했다. 전술적으로도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파울로 벤투가 있다. 많은 의심과 비판의 꼬리표를 달았던 벤투호가 최종예선에서 강력함을 보여주기까지 4년의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표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 왜냐하면 자화상을 통해 내면을 성찰하듯이 대표팀이 최종예선의 과정을 복기하는 것은 유의미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벤투감독과 인연, 불안한 출발

두번의 월드컵(2014년,2018년) 실패 이후 대한민국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의심과 비판은 커져갔다. 특히, 지난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월드컵에 진출 ‘당했다’ 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대한민국의 아시아 예선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대한민국의 피파 랭킹은 50~60위를 넘나들며 침체기를 겪었고,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이후 벤투 감독이 선임됐다. 

한때 유로 2012에서 조국 포르투갈 감독을 역임하며 4강에 올려놓을 정도로 인정받기도 하였으나 이후 사실상 큰 족적을 남기지 못한 채 한국 감독으로 취임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팬들에게 물음표를 달게 만들었고, 첫 무대에서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2019년, 벤투 감독의 첫번째 시험대라 할 수 있는 아시안컵에서 예상을 깨고 카타르에게 패배하며, 대표팀은 8강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허무한 탈락에 한국 축구팬들은 분노했고, 벤투 감독에 대한 신뢰도 금이 갔다. 

벤투 감독이 점유율에 집착해 언뜻 보면 주도하는 듯했지만, 답답한 공격전개와 과감한 변화나 승부수를 띄우는 것을 주저하는 경향으로 인해 대표팀의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또한 수비라인을 내려 전원 수비를 하는 팀들 상대로 애를 먹으면서 결과마저 가져오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출처-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 벤투 감독과 손흥민 선수)
(출처-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 벤투 감독과 손흥민 선수)

벤투호에 대한 여러 가지 평가와 함께 시간이 지나 점차 조직력을 갖춰갔고,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2019 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하며 희망이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2020년은 거의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 쌓아왔던 대표팀의 팀워크도 정체됐다.

시간이 지나 축구계도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오면서 대표팀도 복귀했고, 남은 월드컵 예선을 치르며 합을 맞췄다. 한일전 대패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월드컵 예선은 큰 문제없이 이어갔지만 결정력 부족, 후방 빌드업 실수, 불안한 세트피스 수비, 플랜 B의 부재 등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도 많았다.

#최종예선의 복기; 달라진 벤투호

지금이야 칭찬 일색이지만 작년 말 까지만 해도 벤투호에 대한 이야기는 많았다. 역시나 앞서 말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경기력에 대한 걱정이 이어졌지만, 벤투 감독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리고 벤투호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변화의 시작은 시리아전에 찾아온 위기를 이겨내며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기 종료직전 동점골(83분)을 허용하고, 이후 극적으로 넣은 손흥민의 결승골(88분)은 최종예선 초반이었지만 '절벽 끝에서 살아난 것 처럼' 큰 의미가 있었다. 이 골이 없었다면 어떻게 꼬였을 지 모를 일이다.

이후 무패를 이어가면서 결과를 챙겼을 뿐 아니라, 경기력 또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안정적인 패스 전개와 날카로워진 측면 공격, 든든한 후방 수비까지, 대표팀의 조직력이 향상됐다는 느낌이 여실히 드러났다.

걱정했던 이란 원정을 1대1 무승부로 마무리하고, 비록 친선경기지만 유럽에서 치러진 아이슬란드와 몰도바와의 경기에서도 대승리를 거두며 분위기가 올라갔다. 이후 레바논과 시리아와의 최종예선을 위한 중동 원정은 벤투호를 시험할 중요한 무대였다. 

이전부터 중동 원정에서 고전하던 대표팀은 징크스가 남아있었고,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결과는 두 경기 모두 승리하면서 벤투호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 기쁨을 함께 나누는 태극전사들
(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 기쁨을 함께 나누는 태극전사들

3월 24일, 넘어야 할 산이었던 이란을 상대로 2대0 완승을 거두며 대표팀에 대한 평가는 180도 달라졌다. 물론 아쉬운 결정력이나 수비 미스는 남아있었지만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낸 것은 인정받을 만한 결과였다.

#이제는 월드컵 본선이다

이제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에 집중해야 한다.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과 수아레스의 우루과이, 그리고 가나를 넘어야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최종예선에서 좋은 성적이 본선 토너먼트 진출을 보장하지 않기에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냉정하게 아시아는 축구 변방이기 때문에 최종예선의 결과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11월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강팀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대표팀의 수준을 파악해야 한다. 

다만 스파링 파트너를 구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브라질 감독은 벌써부터 우리와의 경기를 꺼려하고 있고, 코로나 이슈, 비싼 파이트 머니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강팀과의 스파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축구협회의 능력도 대표팀의 수준에 맞게 향상하고 있는지 평가할 대목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국민들은 이번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남다를 것이다. 남아공 이후 브라질과 러시아에서 보여준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이란전에 6만명이 넘는 관중들을 보면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해볼수 있다는 것이다. 

64,375명 매진을 기록한 이란전 상암경기장
64,375명 매진을 기록한 이란전 상암경기장

또한, 최종예선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능력을 보여주는 것과 장점을 극대화할 전략이 중요할 것이다. 

손흥민과 황희찬, 황의조는 유럽5대 리그에서 활동 중이고, 팀내 최다 득점자일 정도로 좋은 공격수이다.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활약하는 이 셋의 창을 얼마나 더 날카롭게 할 것인지, 세계적인 수비수가 될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는 김민재와 안정감을 바탕으로 한 김영권이 지키는 수비라인을 더욱 견고하게 하고, 벤투 축구의 핵심인 빌드업의 완성을 위한 중원의 조합과 압박 능력을 더욱 발전시킨다면 국민들의 염원에 부흥할 것이라 생각한다.

글쓴이 : 박 상 욱 (KBS스포츠예술과학원 학생기자단/축구전문가과정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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