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에서는 09년도 시작한 대한축구협회 초,중,고 리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08년도 당시에는 학교 축구부 위주로 리그가 진행되었고, 클럽축구팀은 한 팀도 참가하지 않았다. 이유는 제도권 밖에 있기 때문인데, 09년도 부터는 클럽팀을 제도권 안으로 불러들여 초, 중, 고 합쳐 62팀이 참가하였으며, 올해 2014년도는 클럽팀만 297팀이 참가하였다.

그에 반해 학교축구부는 리그시작 당시에는 523개팀이 참여하였는데 2014년도 참가팀은 479팀으로 줄어들었다. 리그의 슬로건이 ‘공부하는 축구선수 육성’이다 보니, 훈련을 강조하는 학교축구부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축구단이 해체되는 추세이며,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다는 기대속에 부모들의 마음은 클럽축구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것이 사실이다.

 
 

리그진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듯 보인다. 그렇지만 진정한 리그를 위해서는 홈 앤드 어웨이 (home & away) 방식이 자리잡아야 한다. 그러나 인조잔디를 구축한 학교가 소수이고, 여러 가지 사정속에 권역별로 늘 같은 장소에서 시합이 이루어 진다. 지금 형편에서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리그의 발전과 지역의 특수성을 높이고,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또 하나 가장 큰 문제점은, 아직까지 학교축구부와 클럽팀이 대결할 경우, 학교 축구부의 기량이 많이 앞선다는 것이다. 물론 권역별로 클럽팀이 리그 상위권에 있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 학교축구부가 상위에 랭크되어있고, 클럽축구팀은 중하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클럽의 축구선수들은 이기는 축구를(winning mentality) 배우기가 상당히 힘들다. 이기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학교축구부를 만나면 하프라인 넘어가기도 힘든 실정이다 보니, 아이들이 이기는 경기를 통해서 얻는 기쁨과 축구의 즐거움은 희망사항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문제점들로 인해 학교축구부로 옮기고 싶어하는 부모와 클럽코치간의 갈등도 목격한 적이 있다. 클럽감독입장에서는 어릴 때 발굴해서 키웠는데 선수를 빼앗긴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니 이적동의서를 써주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클럽을 운영하는 대표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클럽에서는 경험위주로 교육철학을 잡고 선수가 되기 원하는 친구는 학교축구부로 진학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클럽보다는 학교축구팀이 아직은 앞선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생각이다.

하지만, 보내주지 않는 모양새는 클럽의 이미지에 타격이 크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보내주어야 하는데 팀의 기둥을 그냥 보내야 한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닐테니 말이다. 프로라면 이적료라도 받는데, 유소년은 존재하지 않는 룰이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리그에 참가하는 팀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클럽의 제반여건을 자세히 살피지 않고 승인을 내주는 사례가 빈번하다. 광역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광역을 묶어 승강제도를 실시하는 것은 어떤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양적성장과 질적성장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리그의 정착도 중요하지만 질적성장도 함께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학교와 클럽이 손을 잡고(join partnership) 함께 축구단을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클럽 축구가 활성화 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국공립 학교의 운동장을 대여할 수가 없게 되었다. 클럽자체에서 운동장을 확보하지 않으면 클럽이 살아남을 수 없는 시스템이 된 것이다.

학교운동장을 빌려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에 대한 칼럼은 따로 준비중에 있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학교운동장 사용을 법적으로 클럽에 한해 금지되어 있는 것을 알고 있는가? 묻고 싶다. 학교운동장은 조기축구회만의 것이 되어버렸다. 언젠가 축구해설을 하는 허정무 부회장이 유소년 축구의 중요성에 대해 방송으로 이야기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은 전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자리잡아 가는 초,중,고 리그의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기억하고 더 나은 리그정착을 위해 축구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건설적인 논의를 해야 하겠으며, 이것이야 말로 실패한 브라질 월드컵 원인 찾기의 시작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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