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월간 <현대문학> 8월호에 실은 추천작품 <계산(計算)> <사진제공=하동군>
1955년 월간 <현대문학> 8월호에 실은 추천작품 <계산(計算)> <사진제공=하동군>
[한국뉴스통신=문화]권영애 기자 = 깊어가는 가을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 하동 악양면 평사리에서 소설 <토지> 이전의 박경리 단편문학 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기획전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하동군은 2014 토지문학제 기획특별전 일환으로 다음달 8일까지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 인근의 하동농업전통문화전시관에서 ‘박경리, <토지> 이전 단편문학展’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박경리, <토지> 이전 단편문학展은 토지문학제에 맞춰 2012년 마련한 기획특별전 ‘<土地> 연재본을 보다’와 2013년 ‘<토지> 판본展’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전시회에는 소설가 김동리로부터 ‘박경리(본명 박금이)’라는 필명을 얻어 1955년 월간 <현대문학> 8월호에 실은 추천작품 <계산(計算)>에서부터 <토지> 1부를 구상하기 전인 1968년까지 단편소설 28권이 선보인다. 국민문학으로 승화한 불후의 역작 <토지>가 쓰이기까지의 역량을 키운 선생의 관심과 땀방울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인 셈이다.

특히 1966년 계간 <한국문학>에 실린 <환상의 시기>는 여러 출판사에서 중단편선집으로 출간되면서 제각각 편집돼 작품의 전모를 알 수 없었으나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잘못 알려진 발표지면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단편소설 <가을의 女人>을 새롭게 발굴한 것도 큰 수확이라고 군은 밝혔다.

<가을의 女人>은 1965년 발행된 월간 <지방행정> 제142호 8월호에 실렸는데, 선생도 1972년 출간된 박경리 단편집 <환상의 시기> 후기에 자신의 작품들을 다 추스르지 못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군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토지문학제추진위원회와 여러 지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박경리 연보를 일일이 대조하고 여러 도서관과 자료를 뒤진 끝에 이 작품을 찾아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선생의 유족은 물론 박경리 문학 마니아나 연구자들에게 기쁜 소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밖에 이번 전시회에서는 1957년 월간 <현대문학>에 실린 <영주와 고양이>, 1959년 월간 <사상계> 12월호의 <해동여관의 미나>, 1967년 월간 <신동아> 5월호의 <옛날 이야기>, 1968년 월간 <문학> 11월호의 <약으로도 못 고치는 병> 등도 감상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소설 <土地> 이전의 단편문학 전시회를 통해 선생의 문학세계인 ‘생명사상’과 함께 선생의 인물과 소설 <土地>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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