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덕을 지키는것도 리스펙트 입니다

(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리스펙트 캠페인)
(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리스펙트 캠페인)

[칼럼 = 한국인터넷기자클럽] 한국뉴스통신 강현희 경기취재본부장 = 얼마 전 부모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이가 학교운동장에서 놀고 있는데, 어떤 클럽축구코치가 명함을 주며 집 주소까지 알아내어 집으로 찾아왔다고 합니다. 빈손이 아닌 고급 축구화를 사들고 왔다고 했구요... 아이가 엄청난 재능이 있으니 본인에게 맡겨주시면 진학까지 책임지겠다며....마음을 흔들어 놓고 갔다고 합니다. 다행히 저에게 알려주시고 저의 교육 철학을 믿고 맡기겠다며...너무 고마웠습니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이 일 년에 수 차례 발생합니다.
 
필자가 운영하는 클럽은 취미반 클럽위주로 진행되고 규모도 큰 편입니다. 취미반 아이들 중 재능있는 아이들을 선발하여 엘리트반도 운영중이지만, 선수 육성의 목적으로 운영하지는 않습니다. 축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어린이들의 역량개발에 철학과 목적을 두고 있고, 엘리트반 활동을 통해 좋은 재능이 있거나, 선수를 희망하는 친구들에게는 자매결연을 맺은 학교 축구부로 진학시킵니다.
 
이런 방법으로 진학한 친구들은 지금 연령별 국대에서 활약하기도 하고 골든에이지에 선발되며, 다음 단계의 좋은 학교로 진학하고 있어 내 방법이 아직은 옳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클럽에서 클럽으로 보내는 모양새가 좋다고 보진 않기에 학원축구와 결연을 맺은 것입니다. 클럽과 학원축구의 아름다운 동행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지역사회, 즉 관내에서 아이들이 부모품에 자라며 선수로 성장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보여지기에 선택한 것이죠.
 
그런데, 주변이나 다른 도시 클럽 감독들과 프로산하의 감독들이 부모의 집까지 찾아다니며 축구화 선물 공세를 통해 아이들을 빼내가는 것은 상도덕에 맞는 것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행동이 축구인들이 추구하는 리스펙트에 부합하는 행동인가요?
 
수년동안 이러한 행태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내 품을 떠나 진학도 제대로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사실 다른 클럽처럼 전문선수 육성반을 운영하며 이런일을 당하면 벌써 사고를 쳤을지도 모르겠어요. 취미반 중심이라 본인의 선택을 존중한 것입니다.)
 
사람은 고향이 중요하고, 본인의 모교에 애정이 있는 것처럼 - 엘리트 선수들이 축구를 처음 시작한 취미반 클럽도 중요한 것입니다.
 
현재 필자의 클럽에서는, 나를 통해 축구를 처음 접하고 성장한 친구들이 부상을 입게 되면 재활비용의 50%를 감당하고 있고 출신선수들의 주말레슨 장소로 본 클럽 잔디를 기쁘게 내어주고 있으며, 직접 레슨을 받을 경우 레슨비를 60% 감면해주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나로 인해 시작했다는 ‘좋은부담감’을 가지고 있고 좋은 선수로서 성장을 도울 마땅한 의무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이렇게 성장하는 선수들은 부모님들과의 관계도 서로의 신뢰감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반해, 다른 클럽 코치가 낚시질해간 선수들은 그렇지 못하며 서로 어색하고 다쳐서 연락하기도 민망한 것이죠. 내가 먼저 손내밀어도 민망한지 찾아오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나간 선수들 중 중학교 1~2학년 정도에 축구를 그만두는 아이들이 있어안타까운 현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이러한 에피소드는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출신클럽이 중요하고 첫 사랑, 첫 경험을 안겨준 지도자와 클럽이 중요한 것입니다. 유아때부터 만나 애지중지 가르친 선수들을 진심으로 반겨주고 케어해줄 수 있는 엄마와 같은 곳이라는 것입니다.
 
슬픈 것은, 이러한 행태가 유소년축구계에 흔한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기자일을 겸하다 보니 이러한 일들에 대한 기사제보가 아주 많습니다.  어떤 클럽의 실명을 공개하는 비판적인 기사를 내어, 수많은 인터넷 언론에 보도자료를 뿌릴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 또한 감정적이고 리스펙트 정신에 맞지 않다고 판단되어 이 정도의 칼럼으로 비판적인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본 칼럼의 목적입니다.
 
상도덕은 각자 지켜주어야 합니다. 올바른 축구문화를 만드는 것은 필드에 있는 모든 지도자들이고, 이 지도자들은 장사꾼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축구가 추구하는 절대 가치 ‘존중’을 각자의 삶과 필드에서 실현해 주는 축구문화를 만들어 주십시오.
 
- 강현희 -
 
- 성결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학과 외래교수
- 한국인터넷기자클럽 한국뉴스통신 경기취재본부장
- 퍼스트 스포츠 아카데미 대표
- 대한디지털평생교육원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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