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한국인터넷기자클럽] 한국뉴스통신 강현희 경기취재본부장 = 필자가 대표로 있는 퍼스트 스포츠 아카데미의 취미반 클럽 축구대회가 지난 4월13일 개최되었다.

필자는 10년째 유소년 스포츠 센터를 운영중에 있고, 자체 취미반 대회 역시 10년째 진행되고 있다. 첫 대회는 어느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실내축구대회로 진행했었고, 일반적인 흙 운동장에서도 개최한 기억이 난다. 2009년부터는 정식 축구경기장을 대관하여 진행하였다. 일반클럽 축구대회처럼 큰 운동장을 3~4등분하여 에이보드를 설치하고 미니 축구 또는 풋살형태의 대회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린이들 중에는 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기도 하고, 대회를 앞두고는 개인레슨까지 신청하는 친구들도 종종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응원을 위해 직접 치어리딩을 준비하고, 북과 꾕과리 등으로 멋진 응원전까지 펼쳐주신다. 그리고 부모님 승부차기 이벤트와 줄넘기 이벤트를 위해 한 달 전부터 학교 운동장에서 연습하는 팀도 많이 있다. 무엇보다 아빠들이 일일 코치가 되어 아들들의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아빠와 아들사이가 더 친근해 지는 계기가 된다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이렇게 축구대회를 열기 위해 준비되어야 할 것들은 수없이 많다. 그리고 준비과정안에서  지도자와 선수, 아빠 엄마들의 노력 모두에 담겨진 교육적 의미도 작지 않다.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대회를 통해 얻어가는 역량강화는 불수의근처럼 눈에 보이지 않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고 발전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지적 능력과 정의적인 면에서 한층 성장하고, 스포츠의 핵심인 경쟁을 통해 이기는 기쁨과 패배의 아쉬움, 승자를 인정하고 패자를 위로하는 등 말로다할수 없는 것들을 배운다는 것이다.
 
대표지도자부터 제일 어린 선생님까지 대회전 준비상황이나, 대회 후 부모들에게 받는 피드백 등에서 모든 게 힘들다고 하소연함에도 불구하고 매년 축구대회를 열어주는 것은 축구를 통해 아이들과 지도자 본인이 성장하는 것을 한없이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축구 그 너머에 있는 교육적 가치가 너무나 소중하기에 축구대회를 열어 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부분에서 교육적 가치가 있을까? 하나 하나 짚어 보려고 한다.
 
첫 번째 가치는 경쟁이다. 스포츠의 본질적 핵심은 경쟁(competition)이다. 경쟁하지 않는 스포츠는 없다. 경쟁이 없으면 그냥 운동이고 체육활동이 된다. 경쟁은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영향도 함께 가지고 있다. 박정준(2013)은 상대와의 대결을 전제로 하는 경쟁성과 이를 이성적, 인간적 범위안에서 제어해주는 규범성이라는 두 가지 속성을 갖고 있으며, 경쟁 스포츠는 이러한 경쟁성이 다른 스포츠 활동에 비해 더 강화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규범적인 측면에서 경기 규칙이나 방법, 스포츠맨십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은 축구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경쟁하며 살아간다. 반칙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축구를 통해 정직하고 공정한 경쟁을 배우고 느낀대로 실현하면 좋겠지만, 스포츠의 경쟁이 가지는 양면성으로 인해 모든 어린이들이 긍정적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어른들과 아이들은 심판판정에 과하게 흥분하기도 하고, 원하는 포지션에 뛰지 못한 억울함 부정적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부분들은 수도 없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긍정적인 부분과 함께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보면된다. 
 
기억해야 할 것은 축구대회 참가는 아이들에게 즐거운 축제의 성격도 있지만 교육적인 의미가 가장 크다. 따라서,  스포츠의 경쟁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아래,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어른들이 노력해야 한다. 경쟁에 있어 부정적 피드백을 받고 자란 어린이들의 미래를 생각해 보라. 이 사회는 어떻게 되겠는가?여기서 어른은 바로 지도자와, 심판, 학부모들이다.

 

(페어플레이 선서를 하는 선수들)
(페어플레이 선서를 하는 선수들)
 
두 번째 가치는 존중(respect)이다.  올바른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존중이라는 의미의 견인을 받아야 하는데,  “존중없이는 축구도 없다” 는 축구협회의 캠페인처럼 존중은 축구위에 존재하는 의미인 것이다. 이것은 ‘선수와 선수간의 존중’, ‘선수와 지도자간의 존중’, ‘선수와 구단과의 존중’, ‘선수와 팬과의 존중’, ‘선수와 심판간의 존중’...등등 이런 의미의 존중이다. 쉬워보이는 의미같지만 막상 경쟁이 과열되고 불이붙으면 존중은 타버리고 재만 남게 된다.
 
아이들의 경기도 마찬가지이다. 킥오프 휩슬이 울리기 전에 아이들은 여러 단계의 세레모니를 경험한다. 도열해서 상대방에게 인사하고, 악수하고, 심판하고도 악수하고, 응원해준 부모님에게도 인사한다. 이 모든 것이 존중을 교육하고자 만든 행위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끼리 축구를 하면 존중은 찾아보기 힘들때가 있다. 잘하는 아이 중심으로 똘똘뭉쳐 마음이 다치는 사고가 꼭 나타난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존중의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마찬가지 어른들이 노력해야 한다. 엘리트 축구 현장에서만 외치는 존중이 아니라 취미성격의 축구클럽 현장에도 함께 버물리면 더 좋을 것이다.
 
세 번째 가치는 배려이다. 2013년 2월25일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스완지와 브래드포드의 리그컵 결승전이 열렸다.  기성용이 중앙수비수로 출전하여 우승한 그 경기인 것이다. 이 경기후 흥미로운 뒷 얘기의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5골을 실점한 브래드포드 선수들이 더 많은 실점을 할까봐 벌벌떨고 있는 상황에 골키퍼까지 퇴장당하는 악재가 겹치게 되었다. 그 당시 스완지 에이스였던 미추 선수가 상대선수들에게 ‘걱정마 이제부터 볼을 돌릴게’ 라고 말했다고 한다. 각자의 시선에 따라 배려라고 비춰질수 있고, 가진자의 오만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상대방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어린이 경기에서도 큰 스코어 차이가 많이난다. 어린이 경기에서 승부가 결정될 스코어가 나면 어느 정도의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 필자도 전국대회 참가 초창기 10대0으로 진적이 있다. 상대의 배려 없이 어린 우리친구들은 패배 그 이상의 슬픔을 경험한 것이다. 때로는 최선을 다해 상대해 주는 것이 존중일수도 있겠지만 다른 이면의 상실감까지 제공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사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고 부모님의 엄청난 사랑속에 자라난 아이들이 가장 배우기 힘든 것이 바로 배려이다. 조금 잘하는 친구가 못하는 친구에게 지적질하고 하는 모습은 가장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것을 리더쉽으로 착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우리 어린이들이 축구를 통해 배려를 배우고 배려역시 경쟁을 견인할 때 축구 너머의 교육적 가치가 실현될 것이다.
 
네 번째 가치는 인정이다. 이번 대회의 한 경기가 마친 후 코칭스텝 아빠가 한 마디 하시며, ‘상대방이 정말 잘하네요. 우리 아이들도 한 수 배웠을 거에요.’ 쿨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아빠의 모습에 찐한 감동을 느꼈다. 언젠가 칼럼에서 억울함은 선수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말한적이 있다. 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상대의 실력을 인정할 때 아이들은 반드시 성장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엄마들이 대회 후 보낸 피드백 성향의 문자메세지를 통해 이러한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비록 경기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열심히 뛰는 아이들 모습 자체에 만족하고 그 모습이 스포츠의 가치임을 인정하는 문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가치는 바로 팀워크이다. 팀워크의 가치는 슈틸리케 감독이 어린이들의 주말리그 현장에서 던진 메시지로 대신할까 한다. 슈틸리케는 “축구하는 팀 스포츠를 통해 문제해결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 축구하며 발생하는 많은 문제를 팀워크로 해결하는 능력을 키운다면 이것을 학업적으로 발휘 할 수도 있다”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배운 팀워크는 학업현장에서도 동일하게 발휘된다는 것이다.
(부모님들의 환호를 받는 아이들)
(부모님들의 환호를 받는 아이들)

 

결론, 주말이면 대한민국 곳곳에서 엘리트 팀들의 주말리그, 클럽리그, 가지각색의 전국대회 등의 축구경기가 열린다. 이 현장에서 단지 승부에 집착한 팀만 존재한다면 축구가 가지는 교육적 의미는 쓸모가 없을 것이다. 축구 너머에 있는 교육적 가치들이 선수들의 꿈을 견인하고,  스포츠의 정신까지 견인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적 가치들이 축구수업과정에 들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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