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통신 = 칼럼] 학생기자단 강태영 = 축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매력 포인트는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는데, 초등학교 시절 황선홍, 서정원 그리고 브라질의 호나우두와 잉글랜드의 마이클 오언의 플레이를 처음 보고 축구의 매력과 미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축구를 가르치는 지도자를 하며 공격뿐만 아니라 포지션별로 담고 있는 다양한 매력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경쟁 스포츠 현장에서 포메이션과 선수를 매칭할 때면 공격라인 보다 수비라인부터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축구에서 수비라인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골을 넣어야 하는 공격만큼이나 실점을 하지 않는다는 전술적 가치에 비쳐 볼 때 핵심 포지션이라 생각한다. 중원을 비워서 상대에게 내주어도 수비라인 만큼은 견고해야 지지 않는 축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 축구는 수비라인을 리드하고, 지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중앙수비수(이하 센터백)의 중요성과 매력이 오히려 공격수보다 더욱 크게 느끼고 있는 듯하다. 

그 이유는 센터백의 역할은 공격의 시작을 담당하는 동시에 최후방에서 팀의 버팀목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센터백이 탄탄한 팀은 하프라인 근처까지 수비라인을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빠른 공격으로 전개할 수 있으며, 수세에 몰릴 시 최후방에서 안정적으로 버티며 팀의 승리에 주춧돌을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것이다. 

수비라인 4~5명이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상대 공격수를 함정에 빠뜨릴 때면 골에 버금가는 희열을 느낄 때가 있을 정도로 수비라인의 호흡은 예찬 받아 마땅하다.

이러한 관점으로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이 얼마나 중요한지 함께 살펴보고, 더 나아가 우리의 삶에는 어떠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두 명장의 핵심; 센터백

누가 현대 축구를 대표하는 명장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으로 ‘펩과 클롭’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두 감독은 센터백에 많은 공을 들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온 이후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는 강력한 수비라인과 더불어 빌드업 축구가 무엇인지 표본을 보여 준다. 

반면 부진한 시즌을 살펴보면 센터백이 부상으로 시름하거나 제 몫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후뱅 디아스를 중심으로 승승장구하며 리그 1위를 지키고 있고 펩의 고민을 어느정도 덜어주는 모양새다.

(사진 출처 Robbie Jay Barratt - AMA/Getty Images/펩과 클롭)
(사진 출처 Robbie Jay Barratt - AMA/Getty Images/펩과 클롭)

리버풀도 캐러거 은퇴 이후 기억에 남을 만한 센터백이 딱히 없는 편이다. 클롭은 센터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쿠티뉴의 이적자금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공격수를 사지 않고 1000억이 넘는 돈으로 반 다이크를 영입할 정도로 센터백의 중요성을 보여 주었다. 

그 효과는 즉시 나타났는데, 반 다이크 영입 이후 수비라인이 안정감을 되찾으며 맨시티와 치열한 왕좌 경쟁을 펼치고 있고, 클롭은 반다이크를 전형적인 센터백의 역할과 '박스 투 박스' 형태의 후방 빌드업까지 맡기고 있다. 반면 지난 시즌에는 센터백들이 줄부상으로 쓰러졌고, 일찌감치 우승 경쟁에서 멀어진 사례를 보면 센터백이라는 포지션이 얼마나 팀에서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의 승승장구; 일등 공신은 센터백

대한민국 대표팀의 최종예선을 복기해보면 센터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데, 벤투 축구의 핵심은 빌드업을 기반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높은 위치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축구를 펼친다. 이러한 축구를 할 수 있는 기반에는 김민재가 있다. 

(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김민재)
(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김민재)

김민재는 매치업 상대의 공격수를 완벽에 가깝게 틀어막으며 우리 대표팀의 최후방을 철통같이 지켜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손흥민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 줄 때도 있었다. 

더구나 김민재의 뛰어난 대인마크 능력과 스피드, 운동능력 등은 벤투 감독이 수비라인을 끌어올리고 경기를 주도하는 축구를 지향하는 점을 감안할 때 대표팀에 매우 중요한 무기로도 활용된다. 후방에서 김민재가 운동능력 및 강력한 대인 마크를 바탕으로 상대의 역습을 잘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김민재의 존재는 벤투 감독이 지향하는 축구를 최종예선 동안 마음껏 펼칠 수 있었고, 그의 파트너인 김영권은 왼발잡이에 침착함, 경험과 안정성을 갖추었기에 센터백 조합으로는 더할 나위가 없었다.

#센터백이 일깨워준 축구의 가치

살펴본 바와 같이, 펩과 클롭이 센터백을 활용하는 방법과 벤투 축구에서의 김민재의 역할은 비슷해 보인다. 점유율, 높은 수비라인, 빌드업 축구의 핵심은 바로 센터백에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이렇게 센터백의 중요성을 살펴보므로 깨달은 바가 있다면 바로 ‘축구에서 매력이 없는 포지션은 없다’는 것이다. 축구에서 분명 팬들의 가장 많은 환호를 끌어내는 위치는 득점을 주로 터뜨려 주는 공격수지만, 센터백 역시 묵묵하게 팀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멋지게 방어해 내는 것에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센터백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우리의 삶을 투영해 본다면 분명한 깨달음이 온다. 골(GOAL)이라는 성취를 위해서 아래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밑바닥의 단단함이 성공의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인생에서 찬란한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밑바닥에서 기본이 되는 일을 탄탄하게 하며 준비해야 한다는 깨달음이다.

한 번의 골킥이 공격수에게 연결이 돼 득점을 터뜨리는 일이 축구에서 쉽게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우리가 무슨 성취를 이루려 할 때 한 번에 달성되기는 쉽지 않기에 센터백에서 시작하는 축구의 매력은 새로운 인생의 가치를 가르쳐주는 듯하다. 센터백이 최후방에서 상대 공격수와 경쟁하고,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기초작업을 하는 것처럼 차근차근 준비해서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을 탄탄히 쌓아야 함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글쓴이 : 강태영 (KBS스포츠예술과학원 학생기자단 / 축구전문가과정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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