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통신=이덕균 칼럼] 올해도 여름휴가철이 끝났다. 매년 되풀이 되는 일이지만 휴가철이 끝나고 휴가지에서 사람들이 빠져 나가고 난 마을의 골짜기나 강가엔 쓰레기 더미로 몸살을 앓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행락객들이 빠져 나간 마을 뒷산의 골짜기 바위 틈새마다 버려진 쓰레기 더미를 바라보는 마을(춘천시 지내리) 주민들의 울분 섞인 한탄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자연 속에 있는 만물들이 중병을 앓고 신음하고 있다. 이 신음 소리를 사람들이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외면한다. 그 사이에 곳곳에서 나무들이,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들이, 물속의 수소생물들이, 모래들이, 모래 속에 있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죽음의 신음소리를 흘려보내고 있다. 이기적이고, 무자비한 인간들이 즐기고 간 자리마다 울부짖는 이들의 처참한 고통의 비명소리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성경의 로마서 9장22절의 말씀이 새삼 마음속 깊은 곳을 찌른다. “창조 세계가 지금까지 함께 신음하며 고통 중에 산고를 치른다.”고 말씀하신다. 왜 신음하며 고통의 산고를 치르는가에 대해 성경은 ‘인간의 욕심’을 지적한다. 인간의 욕심으로 온 우주 만물이 파헤쳐지고, 잘려나가고, 메꾸어짐으로 피를 토하고 있다.

마구 파헤쳐진 골프장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로 온통 바다가 흙탕물로 변해버린 모습, 자신의 앞마당에 심기위해 무차별로 뽑혀지는 야생 식물들, 골프장과 리조트 건설사업 등 난개발로 사라지는 제주도의 곶자왈, 더 이상 사람을 받을 수 없을 만큼 버려진 쓰레기 더미로 인해 언제나 들어 갈 수 없게 된 인제군 진동계곡 등에서 온 만물들이 자지러지게 비명을 질러댄다.

매 년 여름철 휴가가 끝나고 온 만물이 고통으로 질러대는 비명과 신음소리, 이 신음소리가 반드시 부메랑으로 우리에게 돌아오게 된다는 것을 언제나 인정하게 될는지?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없어지면 4년 안에 인류도 망한다’고 했다. 만물의 신음소리는 결국 인류의 멸망을 알리는 외침일 것이다.

이제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가을에 인간들을 위해 수고했던 숲속의 나무들이 하나 둘 옷을 벗는다. 그리고 혹독한 겨울을 버텨내고 우리를 위해 또 다시 숲속을 가득 채워줄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하는 우리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매년 나에게 되풀이 되는 근심…, 내년에 또 다시 저들이 잎을 피어주고, 꽃을 피어주며, 열매를 내어 줄까? 벌써부터 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걱정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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